서울의 대표적 공업지역으로 꼽히는 성수동. 성수동은 산업구조의 변화로 낙후되었다가 수제화 거리를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이루어졌으며, 기존 공장을 리모델링한 카페들이 입점하면서 젊은 세대가 즐겨 찾는 지역으로 거듭났다. 거칠고 노후한 기존의 건축물을 감각적인 상업공간으로 탈바꿈한 성수동의 ‘멜로워’를 시작으로, 전국에 비슷한 컨셉의 상업 공간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과거 한남동의 작은 작업실에서 멜로워를 탄생시킨 NBDC는 자연스럽게 성수동으로 흘러들어오게 되었다. 새로 이사한 신용환 대표의 NBDC OFFICE 2.0은 성수동 주택가 한 켠에 고요히 자리한, 있을 것은 다 있지만 너저분하지 않고 정갈한 스몰 오피스로 디자인됐다.
사이트는 극도로 노후화된 일반 가정집 건물이었다. 약 18평 규모의 다소 협소한 주택은 대대적인 구조 변경과 체계적인 정리 시스템으로 감각적이고 효율적인 스몰 오피스가 됐다. NBDC OFFICE 2.0은 처음 정문으로 들어서면 작다는 느낌이 들지만, 공간에 머물며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보고 시선을 돌려보면 그런 느낌은 이내 사라진다. 신용환 대표는 주어진 컨디션을 최대한 활용해 실제보다 천고가 높아 보이며 사무실의 직원들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바랐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오피스 안쪽으로 깊게 시선이 트이며, 좌측으로는 본격적인 근무 공간, 우측으로는 직원들이나 외부 인사들과 미팅을 할 수 있는 공간과 화장실, 탕비실, OA실등이 알토란같이 배치됐다.
직원들이 근무하는 NBDC OFFICE 2.0의 좌측은 원활한 소통과 개인 공간의 구분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폭이 넓은 책상은 양쪽으로 두 명의 직원이 네 대의 모니터와 사무용품을 두고 사용해도 충분할 만큼 넉넉한데, 사무업무를 위해 신용환 디자이너가 세심하게 고민한 뒤 직접 제작한 가구다. 천장과 벽체를 화이트로 도장하고 각 직원들마다 책상 뒤로 개인 수납장을, 천고가 높아 보이고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는 업라이팅 조명을 하나씩 제공했다.
평소 정리정돈을 잘하는 신용환 대표의 개인 사무공간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한남동 사무실에 있을 때부터 신용환 대표가 소장해온 독특한 팬던트 조명이 눈에 띈다. 양쪽의 균형을 맞추고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두 개의 유리문을 각각 배치했다. 스몰 오피스는 작은 규모에도 내실 있게 채워졌고, 버려지는 공간 없이 모든 벽체가 활용되어 수납력을 극대화시켰다. NBDC OFFICE 2.0은 오피스 전체를 가로지르도록 열 십자(十)로 복도를 터놓는다던가, 기존의 공간을 재배치하며 시선을 정리하고 6~7인이 근무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는 동선으로 설계하는 등, 효율적인 스몰 오피스의 훌륭한 예시가 됐다.
차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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